눈을 뜨니 방안이 아직 어두컴컴했다. 승관은 이맛살을 한껏 찌푸리고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느릿느릿 깜빡였다. 그리고 창밖에서 들리는 아주 작고 규칙적인 토독토독 소리에 살짝 한숨을 내쉬며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어제 저녁부터 하늘이 영 우중충하다 싶더니 기어코 하늘이 겨울비를 흩뿌리는 모양이었다. 승관은 머리맡을 더듬거리다가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하...
안녕하세요. 코마입니다. 저는 항상 제 글을 실물로 소장하고 싶은 해묵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제가 썸크를 책으로 갖고 싶어서 소장본을 내게 되었습니다. 😉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무선제본 / A5 / 약 480-500p 내외 (예상) * 본편 약 365p + 미공개 외전 2개 약 120p * 가격: 26,000원 * 배송비: 4,000원...
검푸른 색 해치백이 타이어 끌리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겨우 주차선 안에 아슬아슬하게 바퀴를 걸쳤다. 차 앞 범퍼가 비뚜름하게 튀어나와 있어서 분명히 옆 차주에게 된통 욕을 얻어먹겠지만, 차를 다시 똑바로 댈 정신이 없었다. 승관은 지하 주차장을 다급한 걸음으로 가로질렀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천천히 줄어드는 엘리베이터 계기판 숫자를 보면서 승관은 그제야...
‘뭐야, 부승관 울어? 또 울어?’ 씨발, 사람이 눈물을 좀 흘릴 수도 있지. 그것도 학교도 안 들어간 여섯 살짜리 애새끼라면. 하지만 뿌앵 하고 울음을 터트린 나를 대단히 신기한 얼굴로 보며 배를 잡고 웃던 미친 일곱 살 김민규 때문에 부승관 인생은 완전히 망했다. 몇십 년 토박이들이 넘쳐나는 작은 동네, 그중에서도 소위 ‘초품아’에서 태어나서 자란 유치...
컵을 들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그 짧은 찰나에도 민규는 카메라 셔터를 연사했다. 찰칵찰칵 시끄러운 촬영음이 끊임없이 이어져도 찍히는 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는 시늉을 하려던 승관도 도가 지나친 셔터 소리에 그만 웃음이 터져서 소리 내서 웃었다. 아, 뭐 하는 거야. 승관의 웃음 섞인 타박에 그때까지도 사진을 찍던 민규가 승관...
"민규 넌 어떡할 거야? 차." "아... 그럼 나는 따로 움직일게. 주소 찍고 가면 돼?" "응. 거기 주차장에 차 세우고 좀 걸어야 하니까, 주차장 주소 찍고 와." 민규가 핸드폰을 들어서 회장이 메시지로 전달한 주소를 확인했다. 가방을 들고 버스로 향하던 승관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민규 쪽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으로는 서영이 집행부 단톡방에 정리했던 루...
거 참... 놀러가기 기가 막힌 날씨네. 승관은 시야를 가린 남색 우산을 슬쩍 들어 올려 어두침침한 비구름이 뒤덮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침부터 영 찌뿌둥하던 하늘은 기어코 점심 즈음부터 추적추적 가을비를 흩뿌리고 있었다. 운전하려면 되게 피곤하겠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떨치려 승관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그리고 학관 뒤 주차장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처럼 순식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르르 달아올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하고 발가벗겨진 듯한 기분에 승관은 이불을 확 걷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몸을 일으키자 현기증이 느껴져서 잠시 비틀거렸지만, 승관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손을 뻗은 민규를 매몰차게 뿌리치고 성큼성큼 방을 나섰다. 평생 말할 생각 없었다. 이렇게 들키는 상황도...
"아, 씨발... 깜짝이야." "..." "형이 여기 왜 있어?" 승관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부스스하게 눌린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며 물었다. 승관의 목소리는 꼭 윽박지르는 듯 격앙되어 있어서, 민규는 자연스레 잔뜩 주눅이 들어 더듬더듬 대답했다. "너... 기다렸는데." "내가 언제 나올 줄 알고." "너 아침에 일어나면 헬스장 가잖아. 운동...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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