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과나 - 머해애 - 뿌뿌 - 아ㅏㅏㅏㅏ심심해 오후 3 : 22 - 집이야? - 집이지 오후 5 : 02 - 모하는데??? - (사진) - 나티비보는데 오후 5 : 04 - 이거너닮음 - 뭐임 나 저렇게생겼어? ㅡㅡ 오후 5 : 42 - ㅎㅎㅎ - (사진) 오후 5 : 50 - 밥푸리옷삿당 - 헐 ㅜㅜㅜ 너무귀여워 ㅠㅠㅠ 오후 5 : 52 오후 5 : ...
"무... 뭘 그만해?" 얼떨떨한 목소리로 민규가 반문했다. 말 그대로 승관의 의도가 뭔지 궁금해서 순수하게 묻는 말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어렴풋이 직감했던 불길한 징조를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이해하지 못한 척하는 것에 오히려 더 가까웠다. 갑자기 뜨거운 불덩이를 삼키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타는 듯 갑갑해졌다. 얼굴에 후끈하게 열이 올라 조금...
욕실에서 끊이지 않고 들리는 쏴아아 물줄기 소리가 꼭 백색소음 같았다. 민규는 불안한 손길로 손에 쥔 핸드폰의 모서리를 오른손바닥에 톡톡 두들겼다. 승관의 샤워 시간이 길어질수록 막연한 초조함이 풍선처럼 부피를 더해가며 부풀어 올랐다. 승관의 집에서 술에 취했든 아니면 맨정신이든, 뒤엉켜서 잠들었던 밤이 셀 수 없이 많고 승관이 샤워하는 순간도 몇 번이고 ...
축제 그거 뭐, 매년 똑같은 거 하다가 저녁에 술 마시고 끝나는 거. 그게 뭐라고. 친구들에게 말은 그렇게 했으면서도 강의실 앞 복도에서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지자 민규도 덩달아 마음이 붕 떴다. 하긴 그게 뭐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본전공 수업보다는 훨씬 나았다. 인문관 로비를 나오자 현관 앞에서부터 왁자지껄한 소리가 고막에 바로 내다 꽂혀서 민규는 조...
늦은 봄비가 한바탕 요란하게 쏟아진 뒤 맑게 갠 하늘은 경탄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카운터에서 커피를 받아 든 민규와 승관도, 굳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계단을 올라와 루프탑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햇볕이 마치 유리알처럼 영롱하고 찬란하게 루프탑 바닥에, 둘이 앉은 나무 테이블에, 승관의 머리칼 위로 쏟아졌다. 승관의 머리...
줄곧 고개를 조금 숙이고 핸드폰을 손에서 내려놓을 줄 모르는 승관의 동그란 머리통을 물끄러미 노려보다가 민규는 짜증이 덕지덕지 묻은 눈꼬리를 비비며 눈을 가늘게 떴다. 새로 샀는지 민규가 처음 보는 옷, 분주하게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꼴이 딱... 그 소개팅 했다는 새끼 만나러 가게 생긴 꼴이다.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을까. 오늘 승관과 카페...
“야…. 어떡하냐….” “또 왜.” “…….” 승관은 다시 입을 꾹 다물고 침묵했다. 한솔이 승관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한솔을 불러 놓고 보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땅이 꺼질 듯 한숨을 푹 내쉰 승관이 손을 살짝 들었다. ‘사장님, 여기 생맥 두 잔만 더 갖다주세요.’ 벌써 500cc 생맥주만 세 잔째였다. 한솔과의 약속은...
밥 먹고, 카페 가고, 가끔 영화도 보고, 어떨 땐 술도 한잔하고. 지겹도록 반복하던 민규와의 루틴에 이제는 새로운 그림이 덧그려졌다. 카페에서 익숙하게 손을 잡고 끌어안고, 사람이 없는 영화관 에스컬레이터에서 짧게 입술을 겹쳤다 떨어지고. 평소처럼 승관의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드라마는 뒷전으로 밀어두고 길고 끈질기게 키스하고. 승관이 ...
수요일은 오전 열두 시면 수업 끝이었다. 학교로 오는 버스 안에서, 아침 댓바람부터 민규는 승관에게 카톡을 보냈다. '아직 안 일어났지?', '이따 수업 끝나고 너희 집으로 갈까?' 답장은 열두 시가 다 되어서야 왔다. '나 해장할래. 후문 뚝불...' 텍스트일 뿐인데도 숙취가 뚝뚝 묻어나는, 잔뜩 잠긴 승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민규는 수업을 듣다...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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